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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 파머 (Palmer, 2021) - 따뜻한 영화가 필요할 때 추천하는 한 편 (파머, 돌봄, 회복) 1. 스포 포함 줄거리 – 전과자와 아이, 예상 밖의 동행 에디 파머(저스틴 팀버레이크)는 한때 지역 고등학교에서 이름을 날리던 풋볼 스타였다. 전도유망한 청년이었고, 마을 사람들의 자랑이자 기대주였다. 하지만 그 모든 미래는 어느 날 벌어진 폭력 사건 하나로 송두리째 무너진다. 파머는 그 사건으로 12년간 복역하게 되고, 출소 후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세상은 예전과 같지 않다.그가 돌아온 마을은 여전히 그를 ‘전과자’로 낙인찍고 바라본다. 아무리 조용히 살려고 해도, 그의 과거는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새로운 삶을 가로막는다. 그는 외할머니 비비의 집에서 묵으며, 단순한 일을 하며 살아가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마을은 ‘누구였는가’보다 ‘어떤 죄를 지었는가’를 먼저 보기 때문이다.그런 파머의 삶.. 2025. 4. 26.
[영화 감상] 더 메뉴 (THE MENU, 2022) - 맛 없는 인생을 먹는 당신에게 ( 더 메뉴 줄거리, 식탁 위의 계급, 햄버거와 예술, 소비의 비극) 1.스포 포함 줄거리 – 초대받은 자들의 만찬, 그리고 도살 한 섬으로 향하는 보트 안. 주인공 마고(안야 테일러 조이)는 남자친구 타일러(니콜라스 홀트)와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셰프 줄리안 슬로윅(랄프 파인즈)이 운영하는 초호화 레스토랑 ‘호손’의 저녁 식사에 참석한다. 레스토랑은 외딴 섬에 위치하고, 모든 식자재는 그곳에서 직접 자급자족하는 폐쇄적이고 완벽주의적인 공간이다.손님들은 각기 다른 사회적 지위를 가진 인물들이다. 미식 비평가, 부유한 노부부, 유명 셰프의 팬보이, 영화 배우, 사업가 부부 등. 하지만 모두가 공통적으로 가진 것은 허영과 위선, 그리고 슬로윅의 요리에 대해 ‘감상’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식사가 거듭될수록 요리는 점점 미친 듯한 퍼포먼스를 동반한다. 셰프는 요리마다 손님들의.. 2025. 4. 25.
[영화 감상] 그린 북 (Green Book, 2019) - 백인 운전사와 흑인 예술가의 미국 여행기 (그린북 줄거리, 남부 차별 현실, 존중) 은 1960년대 미국을 무대로 흑백 인종 간의 갈등과 편견,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는 우정과 존중을 담아낸 감동 실화 영화다. 단순히 인종차별을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인물이 긴 여행을 통해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준다.이 영화는 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할까? 그것은 인간의 본질—존엄, 외로움, 연결되고 싶은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백인 운전사와 흑인 예술가가 남부의 차별 현실을 지나며, 그 거리만큼 가까워지는 마음의 여정을 따라가보자.1. 스포 포함 줄거리 – 흑인 피아니스트와 백인 운전기사의 남부 투어1962년 미국. 이탈리아계 백인 남성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르텐슨)는 뉴욕 브롱크스에서 살아온 전형적인 블루칼라 노동자다. 일용직 보.. 2025. 4. 24.
[영화 감상] 서브스턴스 (THE SUBSTANCE, 2024) - 왜 서브스턴스는 충격적인가? (줄거리 요약, 자기혐오, 여성성, 바디호러) 1. 줄거리 요약 – 다시 태어난 자아, 그리고 무너지는 정체성 엘리자베스 스파클(데미 무어)은 과거 할리우드에서 이름을 날렸던 전설적인 스타였지만, 현재는 50세의 나이로 TV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물간’ 방송인에 불과하다. 생일날, 방송국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은 그녀는 실의에 빠지고, 그때 미스터리한 시술 기관으로부터 “서브스턴스(The Substance)”라는 신약을 제안받는다. 이 약물은 신체를 복제해 젊고 완벽한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주는 실험적 기술이며, 단 하나의 규칙은 ‘두 존재가 7일씩 번갈아가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엘리자베스는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시술을 받으며, 복제된 젊고 아름다운 자아 ‘수’(마거릿 퀄리)가 탄생한다. 수는 젊고 매혹적인 외모를 갖추었고, 곧바로 할.. 2025. 4. 23.
[영화 감상] 테레즈 라캥 (In Secret, 2014) - 여성 주체성이 궁금한 2030에게 (라캥, 심리, 문학) 1. 스포 포함 줄거리 – 억압된 욕망과 금지된 사랑19세기 프랑스 오를레앙.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숙모인 마담 라캥의 보호 아래 자라난 테레즈는 병약한 사촌 카미유와 결혼하게 된다. 이 결혼은 애정 없는 의무로 이루어진 형식적인 관계이며, 테레즈는 사랑도 열정도 없는 무미건조한 일상 속에서 점점 질식해 간다. 남편 카미유의 이기적이고 유약한 성격, 마담 라캥의 집착 어린 간섭은 그녀의 삶을 더욱 단단한 틀 안에 가두며, 숨 쉴 틈조차 주지 않는다.그녀에게 처음으로 찾아온 숨통은 그림을 배우며 만난 로랑이다. 로랑은 강하고 본능에 충실한 인물로, 테레즈는 그와 함께하면서 처음으로 생동감 있는 감정을 느낀다. 두 사람은 금기된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은 점점 위험한 욕망으로 확장되어 간다. 결국 그들은 .. 2025. 4. 22.
[영화 감상] 쇼터 아일랜드 (Shutter Island, 2010) - 다시 보는 쇼터 아일랜드, 15년 뒤 밝혀진 의미 2010년 개봉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는 단순한 반전 영화로 기억되기 쉽지만, 이 작품은 인간 심리의 가장 깊은 층을 탐색하는 철학적 작품입니다. 14년이 지난 2024년, 이 영화를 다시 본다면 '정체성', '현실 회피', '자아 붕괴' 같은 주제가 얼마나 시의적절하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의 줄거리, 인상 깊은 장면, 심리학적 해석과 철학적 사유를 통해, 가 지금도 유효한 이유를 되짚어 봅니다.1. 현실과 환상의 경계: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는 강렬한 도입부와 함께 관객을 수수께끼의 섬으로 데려갑니다. 연방 보안관 ‘테디 다니엘스’가 파트너 척과 함께 외딴 정신병원에서 사라진 여성 환자를 찾기 위해 출동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며, 처음엔 수사극처럼 보입니다. 하.. 2025. 4. 21.